아침이 밝았습니다.
전날 걱정하기는 혹시나 비가 많이 오거나 강풍이 불거나 하면 그냥 실내 프로그램이나 하고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두었기에 맑은 아침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종갓집의 역락제에서 올려다 본 담 밖의 나무와 하늘입니다.
이제 짐을 꾸려 종갓집을 나서 아침을 먹으러 나가는 길입니다. 종갓집은 내담으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그 공간과 공간을 터주는 역할은 이런 작은 중문들이 합니다. 이 중문을 나서면 종갓집의 대문이 있는 앞마당이 나옵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서 오전 10시쯤에서야 활터로 모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국궁을 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사무장님으로부터 활쏘는 요령을 듣고 있습니다.
활쏘기는 아빠, 엄마, 아이들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빠, 엄마는 모두 1순씩 활을 쏴보았고 이젠 아이들의 차례입니다.
맨 앞에 보이는 규범이는 폼은 그럴싸한데 화살이 제대로 맞춰지지가 않네요...
막내들 차례...
몇발짝 앞으로 나서서 쏴보지만 팔힘이 약해 화살이 제대로 날아가지를 않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활쏘는 것 만큼이나 화살을 주우러 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자기가 쏜 화살을 주워오라는 말에 쏜살같이 달려가는 아이들... 앞 다투어 가며...
멀리 위로 날아간 화살을 찾으러 위로, 위로 올라가보는 아이들...
활쏘기 체험이 끝나고 전통헬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아이들은 트럭에 올라탑니다. 아이들에게는 트럭에 올라타고 동네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여기서 맛보는 재미 중의 하나입니다.
전통 헬쓰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떡메치기입니다. 떡메도 쳐보고 직접 만든 인절미도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체험이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는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수차례 겪어본 나도 항상 지겹지 않았던 체험 중의 하나입니다.
규민이가 냉큼 나서서 제일 먼저 떡메를 쳐 보는데 아직은 힘에 겹네요...
막내들은 아빠의 도움을 받아서 함께 쳐보고......
조금 큰 아이들이 나와서 쳐대니까 떡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집니다.
몇살 더 먹었다고 역시 떡을 치는 힘이 훨씬 좋네요...
떡이 순식간에 다 만들어졌습니다. 날이 차서 떡밥이 식으면 떡이 맛없어진다고 어른들에게 빠른 마무리를 부탁하셔서 아빠들이 순식간에 떡메를 쳐 만들어낸 떡입니다. 길게 잘라 고물을 묻히고 다시 자그만하게 잘라내면 끝입니다.
금방 만든 뜬끈한 인절미 맛을 어디에다 비교할 수 있을까요 ???
모두가 떡을 맛보는 사이 규민이는 어디선가 뒷쪽에 놓여진 빈 지게를 냉큼 집어들고 좋아하고 있네요... 그 웃는 입에는 떡이 한가득 들어있고...
꼬마 나뭇군들이 지게들을 메고 종갓집의 바로 옆에 있는 산자락으로 나무를 하러 가는 순서입니다. 아이들의 체격에 맞게 자그만하게 만들어진 지게여서 귀여운 느낌이 듭니다.
그 사이에 어른들은 불을 피워 밤을 구울 준비를 합니다. 아직까지 남은 인절미를 먹어 가면서...
꼬마 나무꾼이 하나 둘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지게에 가득하지는 않지만 나무 토막 몇 개만으로도 나무꾼이 다 된 듯 즐거운 모습으로 능숙하게 지게를 지고서 돌아오는 표정은 각양각색입니다.
에게게...
규민이는 나무가 너무 적어......
규범이는 다른 친구가 해놓은 지게를 메고서 폼만 잡아 봅니다. 역시 입에는 인절미가 가득...
자, 다음에는 제기 만들기 순서.
저마다 얇은 종이와 엽전 하나씩으로 제기를 만듭니다. 어릴 적에 제기 만들어 보던 생각이 나네요.
규범이와 규민이가 만든 제기는 영 서툴러보이네요. 종이를 예쁘게 잘 찢어야 제기가 잘 차여 지는데...
이제는 가족 대항 제기 많이 차기 시합입니다.
이런 게임을 하면 우리 가족들은 항상 걱정스럽습니다...^^;;;
제일 많이 제기를 찬 가족은 상품으로 세심마을의 특산물인 '세고디'(감)를 한 통 받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
꼴등을 했습니다. 규범이 한 개, 규민이 한 개, 엄마 한 개, 아빠 세 개...
널뛰기는 보기보다는 쉽지 않더군요... 힘도 많이 들고요...
점심으로 먹을 칼국수 만들기에 도전합니다. 반죽은 미리 다 해두셨더군요.
이럴 때 반죽을 제대로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데 아쉬웠습니다.
일단 오늘은 반죽을 밀어서 펴고 써는 것 까지...
규민이도 열심히 밀어보지만 반죽이 밀어지지가 않네요.
대부분의 공정은 아빠에게 맡기고 아이들은 해보는 연습으로 만족을 하는 수 밖에.
규범이는 나이에 비해서 아직 손이 많이 서툽니다. 그래서 영 하는 것이 어설프네요...
써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아주머니들이 하시는 걸 보면 다 썰고서 한번 휘저으면 국수가 모양이 나는데, 서툰 초보자들은 썰고 나서 뭉쳐진 국수를 일일이 뜯어내야 하는군요. 잘못 썰면 칼국수가 아니라 수제비가 될 판입니다.
칼국수까지 배불리 먹고 내년 계획을 협의한 후에 나서니까 눈이 제법 내립니다. 바람이 만만치않게 불어서 눈이 많이 흩날리고 마지막 단체사진 한번 찍으려고 하니 카메라 렌즈에 눈이 맺혀서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단체 사진은 렌즈를 계속 닦아가면서 촬영을 했는데도 결국은 이 모양으로 흐려져 버렸습니다. 렌즈에 눈이 붙고 녹아서 물이 되는 바람에 군데 군데 흐려진 사진이 되어 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끼리 한 컷 !
우리 가족이 사진을 찍을 즈음에는 눈이 그쳐졌습니다.
가족자원봉사단은 내년에는 경주에 있는 장애우 전담 놀이방인 '아이꿈터'의 아동들과 결연해서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가족자원봉사단이 함께 한다면 누키봉사대와 '아이꿈터'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더 다양하고 알차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게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후 3시 쯤에 마을의 어른들과 작별을 하고
모두 해산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방문이 세심마을에서의 프로그램 중 가장 즐거웠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내린 결론은,
세심마을의 프로그램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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