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Again/국내여행

포항불빛축제

김종욱 2008. 8. 2. 14:43

 

주말에 규범이는 경북대학교에서 한자 1급 시험을 치렀다. 저녁 시간에는 포항에서 열리는 불빛축제에 가기로 예정되어 있어 가족들 모두 대구로 가서 규범이의 시험을 응원하게 되었다.
 
원래 규범이의 한자 급수 시험은 초등학교 졸업전에 1급까지 마친다는 목표로 11월 시험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1급 시험에 대한 부담 때문에 8월에 연습삼아 한번 쳐보기로 했다. 합격하면 좋고 아니면 좀 더 공부를 해서 11월에는 합격 확률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로 하고...
 
역시 규범이는 시험을 치르고 나와서 어려웠다고 평가를 했다. 그 이전에 나온 3급 시험을 치르고 나온 초등학생들이 이번에 문제가 많이 어려웠다고 이야기들을 하긴 했지만 1급은 2급까지의 시험보다는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던 터였다. 더운 여름에 1시간 30분짜리 시험을 치른다는 것이 초등학생에게는 쉽지는 않은 터라 이번 시험에 합격하지 않는다 해도 크게 아쉬울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항상 토익시험을 칠때마다 시험문제풀이에 바쁜 가운데서도 시험시간 100분이 참 지루한 시간이라는 잡생각이 할 정도이니...
 
 
덕분에 오랜만에 경북대학교 북문앞을 걸었다. 경북대학교 북문에 대한 가장 강한 기억은 예전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공연과 김민기가 연출했던 '겨레의 노래' 공연을 보기 위해 줄 서있던 그 기억들이다. 항상 대부분 나의 추억은 음악과 관련된 것 그리고 아내와의 긴 연애 시절의 기억들과 관련되어 있다. 물론 두번의 공연 모두 아내와 함께였으니 두 가지 기억이 함께 겹치는 추억인 셈이다.
하여튼 경북대 북문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예전의 그 고리타분한 학교 정문에서 날렵한 느낌으로 변신을 해 있었다.

  

 
시험을 마치고 일찌감치 포항으로 향했다. 아마도 많은 인파로 차가 막힐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하지만 생각보다는 고속도로는 정체가 없었고 시내에 접어들어서 우회도로가 없는 일부구간에서 정체가 있었지만 크게 무리없이 행사장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인 어느 초등학교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서 저녁을 먹기 위해 죽도시장으로 걸어가는 중... 죽도시장까지는 1.5Km 정도니까 천천히 걸어도 20분 정도면 도착하겠지만 여름에 도시의 거리를 걷는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규민이는 공부할 때 외에는 참 착하다. 카메라 삼각대가 제법 무거운데도 불평없이 삼각대를 울러메고 좀 불편하게 걸어갔다. 중간에 내가 옮겨받기는 했지만 사진을 보니 새삼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양남의 바닷가에 살때는 별로 몰랐지만 죽도시장의 회도 역시 푸짐했다. 오랜만에 회로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죽도시장을 나서는 길... 포스코가 포항불빛축제를 마련한 의도에 맞게 죽도시장은 축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식당마다 손님들이 가득가득히 회맛을 즐기고 있고, 사람이 붐벼 사람들도 지나가기 힘든 재래시장의 좁은 골목 사이를 활어를 배달하는 오토바이들이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는 통에 좀 불편하기는 했지만 축제의 호황을 즐기는 상인들의 모습이 꽤 좋아보였다.
 


 
 
죽도시장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를 다시 걸어서 행사장인 형산강변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많고 시끄럽게 북적대는 곳이 싫어지는 통에 인파들이 북적대는 혼란스러운 형산강변이 당혹스럽게 느껴졌다. 아이들의 손을 꼭 붙들고 잔디밭에 겨우 자리잡고 삼각대를 펴보지만 어느 쪽으로도 사람들이 시야를 가린다.
 
 
행사에 앞서 시험삼아 올리는 듯 몇발의 불꽃이 올라가는 와중에 규민이는 휴대폰으로 찍어보려고 노력하는 중...  휴대폰으로는 잘 안될텐데...

 

 

 

행사시간인 9시 30분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불꽃들.
1시간동안의 행사시간을 중국, 한국, 스페인의 불꽃팀들이 약 20분 정도의 시간으로 불꽃쇼를 연출했다.
불꽃은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포스코쪽 강변에서 포스코의 야경을 배경으로 하고 연출이 되었는데, 그 첫번째 순서인 중국팀의 불꽃은 포스코쪽을 바라볼 때 좌측 하늘로 올라왔다. 예전부터 중국은 불꽃놀이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중국팀의 불꽃쇼는 별 특징이 없이 끝났다.

 

 

 

 

 

 

 

 

 

 

 

 

 

두번째로 시작된 한국팀의 불꽃은 행사장의 오른쪽으로 무대를 옮겨 연출이 되었다. 오히려 한국팀의 불꽃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느낌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40분 여를 불꽃을 바라보다보니까 약간은 지겨움이 더해진는데 마지막에 시작된 스페인의 불꽃쇼는 세 팀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정열적이었다. 게다가 음악에 맞추어서 불꽃을 올리는 연출력이 뛰어난 쇼였다. 아쉬운 것은 디카의 배터리가 부족해서 마지막에는 포기를 했다가 잠깐 살아난 배터리로 급히 찍는라 렌즈의 포커스를 수동으로 해놓은 것을 확인 못해서 결국 핀이 맞지 않은 채로 찍혀 화면이 많이 흐려졌다.
 

 

 

 



 

 
포항불꽃축제에 대한 후기
 
한 시간 여의 불꽃놀이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불꽃놀이를 보기는 처음이다. 어린시절부터 불꽃놀이는 많은 이들의 동경과 선호의 대상이었다. 불빛축제의 맛은 대형행사에서도 항상 아쉽게 끝나던 불꽃쇼를 거의 원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한번 본 우리는 내년에는 별로 다시 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에 대한 나쁜 인상이나 그런 것 때문은 분명 아니다. 단지,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몰려있는 곳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로 인해 다시는 안 가고 싶다는 정도일 뿐...)
 
하여튼 나의 개인적인 취향을 고려할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즐기기에는 몸이 피곤한 축제였다. 여기저기 야시장과 공연 등이 함께 하지만 불빛축제의 본 행사장에 모여있는 그 어마어마한 인파를 보면 다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꼭 체험을 하기를 권할만한 축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사실 이 축제는 인근의 도시에서 살고 있던 우리들은 익히 알고 있었고 가보고 싶었던 축제였는데 그간은 많은 이들이 몰리는 축제라는 이미지 때문에 주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참여를 한 느낌은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백미인 것은 포항에서 열린 불빛축제의 도시 전체가 축제를 위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도시 곳곳에 안내요원이 배치되어 있고 경찰들과 공무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보여 많은 성의가 엿보이는 축제였다. 고속도로의 출구에서부터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네거리와 행사장에 이르는 많은 네거리에 축제를 위해 차량을 유도하는 요원들이 있었고, 행사장의 주변은 미리 차량을 통제해둔 터라 약 20여 분 정도만 걷는다면 행사장에 무리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도 꽤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사실 포항이라는 도시가 그리 큰 도시는 아닌 탓에 맘만 먹으면 경찰력과 공무원들에 자원봉사자까지 동원하면 충분히 통제가 될만한 도시라는 사실은 이론적으로는 틀림없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도시를 움직이는 그 인력들이 행사 스탶으로서 한 뜻으로  네트워킹이 되어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포스코의 불빛축제는 지역사회에 대한 포스코의 애정이 엿보이는 과감한 투자이기도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포용한 포항시의 행정력이 잘 어우러진 대표작인 것 같다. 속내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겉보기에는 도시의 대표적인 기업과 도시를 움직이는 행정력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은 분명 축제를 찾는 이들에게는 크게 어필이 될만한 부분이고 분명 그렇게 되었다는 확신이 든다.
 

 

 

블로그 운영자

안녕하세요. 엠파스 블로그 운영자입니다. ^ㅁ^
축하합니다~ 햇살 님의 글이 <블로그 라이프>에 선정되었습니다.
글의 게재를 원치 않으실 경우 \'운영자 블로그\'의 방명록에
제외 신청하여 주시면 해당 글을 제외하여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엠파스 블로그 운영자 드림 (2008.08.06 09:57)

 

햇살

감사합니다.
답례로 타이틀에 제시된 내용에 맞게 후기를 좀 더 보완했습니다.
포스팅을 할 때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 부분을 좀 서둘러 끝맺었거든요...^^ (2008.08.06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