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詩人
적막한 봄날의 오후 -박병태-
김종욱
2004. 2. 26. 10:24
적막한 봄날의 오후
-박병태-
적막한 봄날의 오후
창문을 열고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다가
거리를 몰려가는 수선스런 사람의 무리와
엄숙하게 들어앉은 거리의 집들에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본다
살아갈수록 낯설은 거리
하늘을 제압하며 날로 빌딩은 높아가는데
나에게 허여된 것은 두칸 자취방일 뿐
벗이여! 어차피 우리의 고향은
흙바람 불어오는 이 땅
나뭇가지를 스치며 부는 바람은
초라한 내방으로도 불어오고
이 거리의 지붕 위로는
적막한 하늘 깊이
새가 솟아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