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큐슈 온천 여행 1일차
장모님의 칠순을 계기로 처가댁 식구들 모두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멀리는 가기 힘들 것 같고 동남아의 이곳저곳을 생각하다가 결국 일본으로 가기로 했다. 그것도 온천여행으로...
너무 이동이 많은 여행은 어른들의 건강 상태를 생각하면 어려움이 있겠고 해서 가까운 일본으로, 그것도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온천 중심의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갖추어진 패키지 여행으로 선택키로 했다. 일본의 온천을 간다면 멀리 북해도의 아키타현을 생각했지만 그것도 너무 먼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가까운 규슈를 목적지로 택했다. 큐슈라면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가도 항공편으로 가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비교적 편할만한 선박 여행으로 패키지를 선택했다. 선박 중에서도 비교적 운항 시간이 긴 페리호나 2시간 30분 정도 운항하는 코비같은 쾌속선보다는 6시간 운항하는 뉴카멜리아호가 적절할 것 같아서 그 배로 여행하는 패키지를 선택했다. 범위가 많이 좁혀지다보니 패키지 선택에도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최종적으로 호텔과 음식의 수준 정도를 고려해서 중급보다는 조금 단계가 높은, 비교적 잘 갖춰진 패키지를 선택했다. 여기에도 결국 이 여행의 목적인 어른들이 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택을 했다.
패키지 여행이어서 사전에 우리가 준비할만한 것은 개인 준비물과 여권 정도였다. 여행사에서 이것 저것 충분하게 안내를 해주어서 준비 과정도 비교적 편했던 것 같았다. 여권도 기간이 만료된 나만 준비를 하면 되니 그것도 큰 문제가 없고...
연말과 연초의 바쁜 회사 일정 속에서도 크게 무리없이 준비를 할 수 있었고, 출발 전날부터 준비물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출발하는 날도 오후 이른 시간까지는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준비하는 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여행사에서 안내해준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의 집합 시간이 오후 5시 45분이어서 오후 2시 쯤에 집에서 출발을 했다. 3시 무렵에 부산의 코스트코를 들러서 개 사료를 사서 차에 실어놓고 면세점으로 향하다가 복잡한 부산의 도로에서 잡혀 그냥 부두로 향했다.
가이드가 미리 안내해준대로 부두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지 않고 주변의 유료주차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차를 주차해놓고 내려와서 이내 후회를 했다. 거리는 약 5분 정도 거리 밖에 되지 않지만 유료주차장도 겉에는 당일 주차 5천원으로 표시해놓았지만 24시간 주차는 7천원이라고 했다. 그러면 결국 부두의 주차장과 비교하면 3박4일을 주차해도 9천원 차이 밖에 안되는데다가 돌아오는 날의 불편함과 유료주차장의 열악한 시설을 보니 후회감이 밀려왔다.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하루에 주차요금이 1만원인 부두의 주차장에 차를 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외부의 유료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부산항 1부두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로 향하는 중.
일본으로 가려는 수많은 선박 여행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국제여객터미널의 2층에서 5:45분에 가이드와 미팅을 하고 입장 시간인 7시까지 조그은 무료하게 기다려야 했다.
6시 50분부터 출국수속을 위해 입장을 시작했다.
출국심사와 수하물 검색을 마치고 승선을 하기까지 약간의 대기 시간이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면세점에 들러 발렌타인 21년산(약 8만원)을 한 병 사고 승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 카멜리아호는 7시 30분부터 승선을 시작한다는 안내가 뜨고 곧 승선을 시작할 예정.
좌충우돌하면서 승선을 시작해서 우리에게 배정된 437호에 짐을 푼 후에 가이드가 지정해준 7시 50분에 3층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시간이 길지 않아서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의 안내가 이해가 되었다. 식사는 여행사 단체별로 정해진 시간에 순차적으로 식사를 하고 마지막에 일반 승객들이 자유롭게 식사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여행사 단체 손님은 메뉴가 정해져 있고, 일반 승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메뉴를 자유롭게 돈을 내고 사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날 저녁 단체식의 메뉴는 소고기국밥이었다. 우리가 첫번째 순번이어서 식당에 들어가보니 식사가 미리 식탁에 차려져 있고 각 단체별로 좌석도 미리 지정이 되어 있었다. 늦은 시각이어서 고픈 배를 잡고 맛있게 먹었다. 반찬은 세 가지가 공통으로 차려져 있고, 개인별 식판에는 국과 밥, 수저 그리고 물 한 컵이 차려져 있다. 더 먹고 싶은 사람은 추가 배식을 해주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식당 앞에 놓인 선원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두 꼬마, 규민이와 정욱이.
우리 일행이 11명인데 선실이 11인실이 많아서 미리 여행사에 가능하면 11인실로 별도로 배정이 될 수 있도록 부탁을 해두었는데, 그게 당일의 사정에 따라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우리들은 우리들만 별도로 11인실을 배정을 받을 수 있었다. 2인실이나 4-5인실 등 작은 객실로 업그레이드하면 비용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인원이 11명이어서 오히려 11인실이 더 편한 셈이었다. 공간도 적절하고 같이 모여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기도 편하고...
식사를 하고 선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선내목욕탕에서 샤워까지 마친 후에 선실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늦은 시간에 드디어 부산항을 출발하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아서 가는 편에는 배가 거의 움직임이 없어서 준비한 멀미약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렇게 첫날밤은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그냥 편안히 배에서 맞는 첫날밤을 일찍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