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汎旻齋 사랑방

범민재의 첫 손님들 - 사랑과 희망의 콘서트 이후 삼일

김종욱 2007. 4. 22. 13:30



2007 사랑과 희망의 콘서트가 모두의 기대 속에 성황리에 끝이 났습니다.


관객 수나 티켓 판매 등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지만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상당히 성과가 엿보이는 공연이라고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한 달 이상을 공들여 준비한 공연은 원래의 목적인 '장애인식개선'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내는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고, 공연도 나름대로 알차게 진행이 되었는데다가 준비를 하는 데에 수고한 분들도 나름대로 만족감을 가지고 끝맺음을 한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분들과 공연자들(안치환씨만 먼저 올라갔습니다.)이 모두 모여 출출한 배를 감자탕과 소주로 채우고서 진짜 뒷풀이를 위해서 汎旻齎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물론 피곤하신 분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기도 했지만요...
(아, 참... 첫 날에는 이한철 일행은 따로 지인이 준비한 숙소로 가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합류했지...)


첫 날 저녁에는 다른 준비한 것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뒷마당에서 그냥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 2시쯤엔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손님들이 주인장에게 이야기를 않고 자체적으로 새벽녘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경주의 밤거리를 헤매어 컵라면을 조달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저 같으면 그냥 자고 아침을 기대하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을텐데... 아니면 주인을 깨웠으면 라면이라도 끓여줬을텐데 말입니다...)


아침에 9시쯤엔가 대충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뒷마당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 혹은 아침부터 소주나 맥주를 마시던 이들도 있었지만 - 모두 다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가 팔우정 로타리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해겼했습니다.
(공연의 압박감에 헤매이던 저는 이때까지는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 그냥 함께 쉬는 데에만 치중했습니다. )



사진 속의 이야기들


이어지는 사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규민이의 재롱이 압권이다. 규민이는 작년에 월성원자력 사택에서 공연되었던 '아음동 문화혁명 - 이한철 Rock Concert' 이후 이한철의 팬이 되었다. 이번 공연장에서도 '이한철 아저씨 언제 나오느냐고' 계속 졸라대다가 막상 등장하니까 팝콘 먹으러 밖으로 나가버렸다는 후문...


      

규범이까지 가세해서 만든 삼층석탑.
마당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닥거리는 사이 태우다만 쓰레기를 열심히 태우고 있는 이 아저씨는 ???
처음 마당에 놓여질 때 길이가 짧은 놈이 중간에 놓여져서 항상 '명희씨'의 불만을 사고 있었던 이 놈들을 이 사진에 보이는 인물들이 해결을 했다. 손으로 영차 영차 들어서 긴 놈을 중간에 배치하고서 돌의자에 앉아서 이 놈들의 용도까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니다.
이 돌들이 마당에 놓여진 의도도 바로 이런 풍경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중간에 놓여진 작은 바닥돌이 훌륭한 차탁이 되어서 노천 까페가 만들어진 순간이다.
맨 왼쪽에 옆모습이 보이는 이가 '조병각'씨, 얼굴이 대부분 가려진 '한동준'씨, 뒷모습이 보이는 '저'와 '모자를 쓴 '조동익'씨, 역시 뒷모습만 보이는 '세운'씨, 정면으로 보이는 둘은, 모자 쓴 이가 '윤영배', 그리고 엔지니어 '김종학'씨.
'저'입니다. 흑백이 더 나은 것 같아서 흑백으로 바꾸었다. 사실 들고 있는 버드와이저의 붉은 색이 너무 튀어 보여서 흑백으로 바꾸었다. 2박 3일 동안 충신 노릇을 한 버드와이저.
얼굴이 기름이 흐르는... 조병각씨.
윤영배. (폼 잡지마라... 아직까지는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하나음악에선 아직 신인 취급을 받는다지...
이규호씨. 이번엔 이규호씨의 노래는 들어보질 못했다.
제주도에 들어간 이후로는 수염을 거의 안 깍으신 듯...
조동익씨의 카리스마가 이젠 수염으로 전이되는 듯한 느낌이다.
한동준씨의 호탕한 웃음 뒤로 보이는 실루엣이 경주 남산.
이 날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 경주 시내의 가장 유명한 중국요리집인 '연래춘'에 가서 맛있는 '찹쌀 탕수육'과 '자장면'을 먹고 모두 안압지로 향했다. 이 날 안압지 개막공연이 있었는데 장필순씨는 멀리까지 나온김에 이 공연까지 연달아 뛰었다. 조용히 나와서 'You've Got a Friend'를 부르고, 이어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까지 멋지게 불렀는데, 원래 안압지 공연의 관객이 나이대가 좀 많은 탓에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아는 곡인 '나뭇잎 사이로'를 마지막으로 부르면서 다시 카리스마를 회복했다. 아시는 분은 알지만 이 날도 아시는 분은 장필순 씨의 카리스마에 여지없이 압도당했다. '조용한 카리스마'라고나 할까...
아... 이 장면은 아마도 그 다음날 ?
안압지 공연을 마치고 난 후에는 하일라이트인 가리비구이 파티가 있었다. 20여명의 입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가리비 15KG과 키조개를 계속 구워댔더니 나중엔 머리가 얼얼했다.
그래서 이 날도 새벽 4시까지 술자리는 이어지고...
아침에는 싱싱한 감포의 참전복 1 Kg을 그대로 썰어넣고서 끓인 전복죽을 먹고 챙길 것 챙기고
각자 짐을 꾸려서 집을 나서는 순간이다.
아, 윤영배가 또 폼을 잡네...
발전소가 있는 양남의 읍천 바닷가로 왔습니다. 목적은 내가 아끼고 아끼는 최고의 횟집에서 마지막 만찬을 하기 위해서...
횟집 바로 앞에 있는 부두에서 아무 배나 무작정, 허락도 없이 올라타고 사진을 찍는 일행들...
약간은 엽기성이 보이는 모습이긴 하지만, 난 이 사진만 보면 멍게가 먹고 싶어진다.
침이 꼴깍 !
김규범은 사이다를 들고 폼을 잡다가...
문제의 이 사진에서는 소줏잔을 !!!
(이 사진이 아빠의 검열에 걸려 규범이는 아빠에게 많이도 혼났다. 소줏잔을 들고 사진 찍었다는 이유 하나로... 사실, 좀 보기가 그렇다, 그지 ?)
규민이의 치대기가 시작되고 있다. 제일 먼저 조동익 아저씨에게 붙어 있더니...
이번에는 이한철 아저씨 옆에서...
급기야는 퍼커션을 쳤던 성일씨 옆에서...
배도 부르고 이젠 잠도 슬슬 오고...
기차편으로 올라갈 이한철 일행이 떠나야 할 시간이 와서 모두 자리를 접고 나섰다. 읍천 바닷가에서 모두 모여서 한 컷... (아직까지 횟집 안에서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은 빠졌다...)
이한철 일행이 떠난 후 제주도로 갈 팀의 비행기편이 한 시간 정도 여유있어서 동아리룸에 가서 뮤직비디오를 틀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에밀루 해리스'의 공연 모습을 보고 있는 장필순씨 외에는 모두 잠에 취해서 헬렐레...
부산공항으로 모시고 갈 차가 와서 마지막으로 월성원자력 사택 입구에서 한 컷 했다.
내가 들어간 유일한 사진...
후기
너무나 아쉬운 2박 3일입니다. 꿈같은 날들을 보내고 월요일인 다음날에 회사에 출근하니 생각보다는 공연 후유증이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의외여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몸은 피곤했지만 공연 후에 2박 3일을 좋은 이들고 함께 보내면서 마음의 피로는 다 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까지 행사를 해오면서 이번처럼 뒷 정리가 개운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 이 사진 속에 계신 분들 덕인 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보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