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재의 첫 손님들 - 사랑과 희망의 콘서트 이후 삼일
2007 사랑과 희망의 콘서트가 모두의 기대 속에 성황리에 끝이 났습니다.
관객 수나 티켓 판매 등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지만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상당히 성과가 엿보이는 공연이라고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한 달 이상을 공들여 준비한 공연은 원래의 목적인 '장애인식개선'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내는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고, 공연도 나름대로 알차게 진행이 되었는데다가 준비를 하는 데에 수고한 분들도 나름대로 만족감을 가지고 끝맺음을 한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분들과 공연자들(안치환씨만 먼저 올라갔습니다.)이 모두 모여 출출한 배를 감자탕과 소주로 채우고서 진짜 뒷풀이를 위해서 汎旻齎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물론 피곤하신 분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기도 했지만요...
(아, 참... 첫 날에는 이한철 일행은 따로 지인이 준비한 숙소로 가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합류했지...)
첫 날 저녁에는 다른 준비한 것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뒷마당에서 그냥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 2시쯤엔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손님들이 주인장에게 이야기를 않고 자체적으로 새벽녘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경주의 밤거리를 헤매어 컵라면을 조달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저 같으면 그냥 자고 아침을 기대하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을텐데... 아니면 주인을 깨웠으면 라면이라도 끓여줬을텐데 말입니다...)
아침에 9시쯤엔가 대충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뒷마당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 혹은 아침부터 소주나 맥주를 마시던 이들도 있었지만 - 모두 다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가 팔우정 로타리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해겼했습니다.
(공연의 압박감에 헤매이던 저는 이때까지는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 그냥 함께 쉬는 데에만 치중했습니다. )
사진 속의 이야기들
이어지는 사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규민이의 재롱이 압권이다. 규민이는 작년에 월성원자력 사택에서 공연되었던 '아음동 문화혁명 - 이한철 Rock Concert' 이후 이한철의 팬이 되었다. 이번 공연장에서도 '이한철 아저씨 언제 나오느냐고' 계속 졸라대다가 막상 등장하니까 팝콘 먹으러 밖으로 나가버렸다는 후문...



이 돌들이 마당에 놓여진 의도도 바로 이런 풍경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중간에 놓여진 작은 바닥돌이 훌륭한 차탁이 되어서 노천 까페가 만들어진 순간이다.
맨 왼쪽에 옆모습이 보이는 이가 '조병각'씨, 얼굴이 대부분 가려진 '한동준'씨, 뒷모습이 보이는 '저'와 '모자를 쓴 '조동익'씨, 역시 뒷모습만 보이는 '세운'씨, 정면으로 보이는 둘은, 모자 쓴 이가 '윤영배', 그리고 엔지니어 '김종학'씨.




이규호씨. 이번엔 이규호씨의 노래는 들어보질 못했다.

조동익씨의 카리스마가 이젠 수염으로 전이되는 듯한 느낌이다.



안압지 공연을 마치고 난 후에는 하일라이트인 가리비구이 파티가 있었다. 20여명의 입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가리비 15KG과 키조개를 계속 구워댔더니 나중엔 머리가 얼얼했다.
그래서 이 날도 새벽 4시까지 술자리는 이어지고...
아침에는 싱싱한 감포의 참전복 1 Kg을 그대로 썰어넣고서 끓인 전복죽을 먹고 챙길 것 챙기고
각자 짐을 꾸려서 집을 나서는 순간이다.
아, 윤영배가 또 폼을 잡네...

횟집 바로 앞에 있는 부두에서 아무 배나 무작정, 허락도 없이 올라타고 사진을 찍는 일행들...

침이 꼴깍 !


(이 사진이 아빠의 검열에 걸려 규범이는 아빠에게 많이도 혼났다. 소줏잔을 들고 사진 찍었다는 이유 하나로... 사실, 좀 보기가 그렇다, 그지 ?)




기차편으로 올라갈 이한철 일행이 떠나야 할 시간이 와서 모두 자리를 접고 나섰다. 읍천 바닷가에서 모두 모여서 한 컷... (아직까지 횟집 안에서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은 빠졌다...)


내가 들어간 유일한 사진...

너무나 아쉬운 2박 3일입니다. 꿈같은 날들을 보내고 월요일인 다음날에 회사에 출근하니 생각보다는 공연 후유증이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의외여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몸은 피곤했지만 공연 후에 2박 3일을 좋은 이들고 함께 보내면서 마음의 피로는 다 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까지 행사를 해오면서 이번처럼 뒷 정리가 개운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 이 사진 속에 계신 분들 덕인 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보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