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汎旻齋 황토방 건축일지
야간작업 두번째날
김종욱
2013. 12. 9. 23:30
낮 시간 동안의 스트레스가 만만치않은 하루였다.
몸으로 오는 스트레스도 아니고 머리로 오는 스트레스도 아니다.
그저 마음에 상처가 되는 스트레스였다. 말로서 사람의 마음을 죽이는...
그래도 어찌하랴, 하루의 쓰레기들을 돌아오는 길에 툴툴 털어버리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이 쓰레기들을 안고 자기에는 삶이 너무 안스럽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간단히 하고서 작업복을 껴입고서 무작정 황토방으로 향했다.
이럴 때는 육체적 고행이 최고이다.
그저 고행을 하듯 또는 아니면 평온한 수행을 하듯 오늘도 황토벽돌이나 쌓아야겠다...
바깥에서는 가벼운 겨울비가 나리고 있지만 그래도 안은 포근한 느낌이다. 적어도 마음으로만은...
그 조용하고 평온함 속에서 흙을 개고 벽돌을 준비해서 한장 한장 벽돌을 올려가간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세 시간 정도가 지나고, 세 단을 더 쌓았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향해 가고 마누라가 부른다.
내일이 걱정되어 고단한 몸을 누이러 가야겠다...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맑아진다.
쌓여진 세 단의 벽체가 뿌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