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2013. 3. 29. 08:56

 

 

 

 

 

 

 

 

 

절차탁마한 실력이 이 작은 스피커에서도 여전히

요즘은 대부분의 리뷰 작업이 월간오디오의 시청실에서 이루어진다. 과거처럼 집의 작업실로 옮겨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도 덜었지만 사실 시청 공간도 넉넉하고 볼륨을 눈치보지 않고 맘껏 올려 가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든다. 필자의 리스닝룸은 5평 남짓한데다가 아파트라 윗집 아랫집 눈치도 살펴야하고 더군다나 저녁 시간이면 거실에서 TV 드라마에 열중하고 있는 가족에게 음악을 듣는 것조차도 양보해야 한다. 이런 애로 사항은 유독 필자 혼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눈치 저 눈치 안 보고 음악을 즐기고자 하려면 오히려 괜찮은 북셀프 타입의 스피커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프로악 스튜디오 115를 리뷰하면서 느껴본다.

프로악은 1972년에 스튜어트 테일러라는 장인에 의해 클레프 오디오라는 소규모 회사로 설립되어 70년대 후반에는 프로페셔널 어쿠스틱스로, 90년에 비로소 프로악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이 바뀐다. 나이가 40대를 바라보는 프로악은 영국을 대표하는 스피커 제조사 중의 하나인데 평범해 보이지만 댐핑 효율이 높은 캐비닛 기술과 충분한 검증을 거친 우수한 특성의 유닛과 네트워크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제조하는 스피커 회사로 유명하다. 가장 영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프로악만의 사운드를 지향하는 고집스러움이 오늘날 프로악의 명성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리뷰 모델인 스튜디오 115의 형뻘 되는 플로어 스탠딩 타입인 2.5웨이 스튜디오 140과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한 발이 장착된 2웨이 방식의 스튜디오 130은 우수한 음질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튜디오 115는 전작인 스튜디오 110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로 캐비닛, 유닛, 네트워크, 터미널 단자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이즈 면에서는 오히려 전작에 비해 가로가 13mm 정도 줄었는데 이는 음의 효과적인 분산과 이를 통한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구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스튜디오 115의 외양은 원목으로 마감된 캐비닛이 견고하게 잘 만들어지고 고급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어떤 특징을 보여주기보다는 대부분의 프로악 스피커들이 그렇듯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단조로운 사각형 구조를 하고 있다. 잘 만들어진 외양 때문인지 같은 색깔의 스탠드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은 품위가 있어 보인다.

드라이버 유닛은 구경이 165mm로 스튜디오 110과 동일한 크기의 카본으로 채워진 폴리프로필렌 재질 콘으로 업그레이드되었으며 트위터는 19mm 실크 돔 타입인데, 전작인 스튜디오 110모델보다 크기가 줄었지만 새로 개발된 유닛으로 더욱 우수한 음질적 특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네트워크도 개선되었으며 바이와이어링 대응 터미널 단자도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스튜디오 110과 외양에서 보이는 차이점이 별로 없어 보이는 듯하나 실제로 내용적인 면에서는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스튜디오 115의 음질적 특성이라면 특이 성향이 없는 고역에서 보여주는 부드러움과 저역의 빠른 반응과 탄력성, 그리고 정확한 표현력이라고 하겠다. 볼륨을 양껏 올려 보아도 대역 간의 균형을 깨트리는 법이 없다. 보통 북셀프 타입의 여느 스피커처럼 볼륨이 올라가면 저역이 강조되어 중고역이 묻히거나 고역대가 거칠어지는 경향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움이 배가된다. 특별한 색채를 띠지 않는 이런 특징 때문에 모델명에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보통 모니터 스피커의 특징이라면 각 파트가 들려주는 사운드의 표현이 정확하다는 것인데 스튜디오 115는 모니터적인 요소가 상당히 가미되어 있다. 김광석의 라이브 음반에서는 마이크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가수의 입술마저도 느낄 수 있으며 보이스의 까칠한 질감 표현도 우수하다. 청중의 웃음소리나 박수도 꽤나 현장감이 있다. 듣기 좋을 정도의 울림은 오히려 라이브의 특징을 잘 살려준다. 스틸 기타의 낭랑함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재즈 음반에서 들려주는 베이스음은 아주 탄력적이다. 저역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타입이라기보다는 다른 악기와 어우러지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만들어 준다. 반면에 드럼은 비트감이 잘 살아난다.

대편성곡을 올려본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중 ‘March to the Scaffold'에서는 꽤 넓은 무대를 만들면서 관현악에서 고역도 잘 살아난다. 그렇지만 저역의 양감과 강력한 다이내믹이라는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의 욕심이기는 하지만 사이즈가 작은 북셀프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피아노곡에서는 타건음을 느낄 정도의 섬세함이나 영롱함보다는 힘이 있고 여운이 남는 인상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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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여러 장르의 음악 소스에서 스튜디오 115가 들려주는 음은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으면서 평균 이상의 재생 특징을 보여 준다. 스튜디오 115가 북셀프라고는 하지만 프로악의 컬러링 없는 유연함이라는 혈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필요이상의 섬세함이나 과장이 없는 자연스러움과 균형미는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리스너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강한 어택과 윤곽이 확실한 음향을 즐기는 쪽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스피커가 존재할까? 하고 반문해 본다면 스튜디오 115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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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호 월간오디오 이상훈


 

임피던스 : 8 ohms

권장 앰프출력 : 15 ~ 150watts

주파수 응답특성 : 30Hz ~ 30KHz

음압레벨 : 88.5 dB

사용 유닛 : 우퍼... 165mm (6.5”) ProAc unit with carbon filled polypropylene cone & high linear spider
                 트위터... 19mm (0.75") all new ProAc silk dome

크로스오버 : HQ network using the finest components with option for bi wiring / bi-amping and utilising oxygen free cable

크기(H x W x D) : 380 x 190 x 241 mm

무게 : 8.9 kg

색상 : 체리



1. 품명 및 모델명 : Studio 115
2. 전기용품 안전인증 필 유무 : 해당사항없음
3. 정격전압, 소비전력 : 해당사항없음
4.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 2010.11
5. 수입원 : (주)디오플러스
6. 제조사 : 영국 ProAc Loudspeaker
7. 제품크기 : 380(H) x 180(W) x 241(D)mm
8. 품질보증기준 : 1년 무상 A/S
9.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 031-906-5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