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音과樂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헌사 : Peter Cetera의 Glory of Love

김종욱 2005. 6. 13. 22:19

 

 

남자는 여자에게 약하다.
남자는 여자에게 약하다고 합니다. 때로는 그런 속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카사노바처럼 여인에게 달콤한 꿈만을 안기는 남자들이 왠지 꼴볼견이라고 생각을 하던 어린 시절이 내게는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이라고 그 생각이 달라진 건 아니지만 요즘은 그런 걸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내가 아는 어떤 이의 표현을 빌자면 이런 것도 가진 자의 교만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어째튼 한 가지 생각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의 한 친구에게 여자에게 점수 따는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했더니 오히려 남자라면 본능적으로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 시절에는 제 생각이 철저히 옳다고 생각을 하며 그런 친구에게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었답니다.
하지만, 나이가 좀 더 든 요즘은 오히려 그럴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성에게 좀 더 친절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걸 낯 간지러운 일이라고 생각을 하던 그 시절과 나도 아내에게 좀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요즘에 와서는 부쩍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내게 찾아온 생각의 변화를 통해서 역시 세월의 힘은 크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변수는 이제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 사람만 남겨져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요는 아직도 '나의 그대'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는 '남'들과 같이 대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의 편협함때문입니다. 물론 나는 나의 그 편협함을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더 젊던 그 시절의 생각의 허용치 안에서 헤엄칠 수 밖에 없지만, '그대'에게는 지금의 현실이 진짜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어지러운 생각들,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을 하면서 우연히 머리 속에 떠오른 노래가 한 곡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반짝이는 음의 느낌 때문에 많이도 즐겨 들었던 노래였지요. Jazz Rock 꼐열 혹은 Brass Rock 계열의 밴드였던 Chicago의 보컬리스트였던, 그리고 Chicago의 본래 음악풍인 브라스 째즈 스타일의 연주곡들보다는 한창 우리나라의 80년대 중반에 많이 알려졌던 발라드 스타일의 노래들을 잘 소화해내던 Peter Cetera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했던 'Glory Of Love'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교 시절에 많이도 듣던 노래였습니다. 사실 Peter Cetera는 내가 죽어라고 싫어하던 그런, 반듯한 스타일의 양복이 어울리는 카사노바 같은 외모를 지닌 이입니다. 일반적으로 베이시스트들이 무대 위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마이'라고 불리는 콤비 정장 스타일의 복장과 가끔은 하이 햇으로 치장을 하고 나오는 그런 스타일에서 한술 더 나아가 금발의 머리카락이 약간은 느글거리는 양키 스타일의 번쩍이는 외모까지 더해진 그런 인물입니다. 근데 그렇게 싫어하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좋아하던 이유는 목소리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메탈릭한 목소리를 좋아하던 난 그냥 허스키하고 걸걸한 스타일의 금속성 목소리가 진짜 남자의 목소리라 생각을 해 왔습니다. 지금도 사실은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요...
참말로 웃기는 착각이지만 한동안은 로버트 레트포드와 피터 시테라의 얼굴을 헷갈려 한 적도 있습니다. 근데, 요즘 보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다른 얼굴을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거의 '콩깍지' 쒼 수준이지만 그래도 비슷하기는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착각을 한 건지도 모르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는 점은 부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가 근본적인 이유는 가사 때문이었습니다. 가사도 어떻게 보면 참 달콤한 언어로 포장이 되어 있는 단순한 스타일이고 내가 그 당시에 좋아하던 생각많은 그런 류의 가사도 아니었는데도 왠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감각에 의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노래가 진짜 좋아지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게 된 것은 내 마음속에 한 사람을 그리면서 그 그리움의 실체를 대리만족하게 되면서 부터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면서 부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진짜로 남자들에겐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에게 '영웅'이 되고 싶고 때로는 '그 한 사람만의 남자'가 되고 싶은 꿈이 가장 큰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돈도 명예도 혹은 세상에서 내가 남길  그 이름도 무엇인지 묘연할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그런 생각들은 더 공감을 얻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Peter Cetera의 노래 가사 속에서 말하는 '난 당신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남자가 될 것'이라는 맹세는 가슴 설레이는 다짐이 되고 있습니다.
 
 
 
 
Glory Of Love - Peter Cetera
 
Tonight it's very clear and we're both standing here
There's so many things I want to say
I will always love you
I will never leave you alone
Sometimes I just forget say things I might regret
It breaks my heart to see you crying
I don't want to lose you
I could never make it alone
I am a man who would fight for your honor
I'll be the hero you're dreaming of
We'll live forever knowing together
That we did it all for the glory of love
You keep me standing tall
You help me through it all
I'm always strong when you're beside me
I have always needed you
I could never make it alone

Just like a knight in shining armor
From a long time ago
Just in time I will save the day
Take you to my castle far away

I am the man who will fight for your honor
I'll be the hero that you're dreaming of
We're gonna live forever knowing together
That we did it all for the glory of love

We live forever knowing together
That we did it all for the glory of love

We did it all for love
 
 
오늘 밤은 매우 맑고 우리 모두 여기에 서있네요.
난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아요.
난 당신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난 영원히 당신을 홀로 두지 않겠노라고.
때로 난 이걸 잊어버리고서 내가 후회할만한 말을 하기도 했지요.
당신이 우는 것을 보면 난 마음이 찢어진답니다.
난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답니다.
난 그렇게 홀로 두지 않을 거예요.
 
난 당신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남자가 될 것이고,
당신이 꿈꾸는 영웅이 되겁니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영광스러운 사랑을 위해 할 것이라는 것을
함께 알고 있어요.
 
당신은 내가 크게 우뚝 서 있도록 해주고,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을 도와주지요.
난 당신이 옆에 있어야 강해집니다.
난 당신을 항상 필요로 하고,
나 혼자는 절대로 무언가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댓글

 

[달빛소녀]
 

비밀글 가슴이 아프다...
찌릿찌릿하며 아리다...
진작 쬐금만 말해주지 왜...

누군가 일케 말하더군...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그래...
사랑이 없다면...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은 불가능하지...
입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행동으론 안되니깐...

이 노래 들으며...
많은 걸 생각하고...
깨닫고 느끼고 반성하고...

그랬다우 ㅠ.ㅜ

[azangel ]
그 분은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사랑도 하나의 \"과정\"이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깊이와 폭이 커지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넘은 헛소리였습니다. ^_^ 댓글 삭제 신고
2005.06.15 00:47
 
 
[햇살]
헛소리가 아닌 백프로 공감이 가는 명언입니다.

사랑은 세월의 깊이만큼 더욱 커지는 것이라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사랑하기에....\' 혹은 \'사랑했었다.\'라는 표현입니다.

사랑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다 행복한 것이고, 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삭제 신고
2005.06.15 18:18
 
[azangel]
사랑 <박형진>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함께 앉아 길을 간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길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 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한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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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 Victor Hugo, Lyric from Les Miserables 댓글 삭제 신고
2005.06.15 01:48